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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Essay/강길원의 <우도 편지>

'거창, 상상의 블랙홀 프로젝트'를 시작합시다

노마드 뷰 2019. 4. 18. 15:11

'거창, 상상의 블랙홀 프로젝트'를 시작합시다.

거창 석산!

돌이가 돈이 되는 시대에 마구잡이로 산을 파헤쳐 놓은 커다란 구덩이들이

거창의 산 여기저기에 버려져 있습니다.

 이 엄청난 자연의 상처에 마을 사람들은 직접 관여하지 않았지만,

자연이 입은 폐해가 얼마나 크고 깊은지에 대해서는 모두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한때 거창 경제의 상징이었던 이 블랙홀이 하늘에서가 아니면 눈에 보이지 않으니,

모른 척 숨겨 놓으면 되는 흉한 상처쯤으로 여겨서는 안 될 일입니다.

 인류가 자연에 가한 모든 것들이 문명의 역사로 남습니다.

거창의 과거 논리로 파헤쳐져 현재의 상처로 남은 이 커다란 구멍들은

다가올 미래에는 어떤 가치로 평가 될까요?

그리고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이 문명에 어떠한 기여를 했다고 훗날 기록 될까요?

 마을에 오래 살다보면 의례히 애향심이 생겨납니다.

그렇게 마을을 애정하다 보면 내 고장의 흠은 보이지 않고 문제를 잘 인식하지도 못하게 됩니다.

모두들 우선 평화롭기만을 바라니까요.


- 하지만 거창은 교도소 부지 문제가 아직도 해결되지 않아 꼭 평화롭지만은 않습니다.

 거창 석산!

산 속 깊이 파헤쳐진 채 버려진 이 차가운 구덩이에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마치 우주선이 앉아 있다 떠나간 흔적 같은 구멍들!

혹시 이것은 외계인이 우리에게 주고 간 선물은 아닐까요?

만일 버려진 이 석산들이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이라면,

이 구덩이들은 무언가 대단한 쓰임새가 있을게 분명합니다.

버려진 석산에 우리들의 상상을 불어 넣으면 기꺼이 문제의 해답이 떠오를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미 사례가 있습니다.

 

 

 

감동스럽지 않습니까?

누군가는 이미 버려진 것을 선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거대한 바람을 움직이는 힘은 미미한 동요로부터 시작됩니다.

우리의 작은 마음들을 하나로 모아낸다면 분명 커다란 문명의 태풍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황폐한 석산에 뿌리 내릴 풀잎들의 소요가 필요합니다.

거창 주민들의 꿈을 모아 마을 희망연대를 꾸려,

이 시대에 함께 만들어 내야 할 마을의 문명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입니다.  

 

<거창, 상상의 블랙홀 프로젝트>를 시작 합시다.

- 먼저 상처 난 돌산에 매화 한 그루를 심어, 그 땅의 처지를 위로 합니다. 
     
그 다음,

• 거창 석산의 운명에 대해 이야기하고


• 버려진 석산을 이용한 마을의 꿈을 모아 


• 이를 풀어내기 위한 상상 마당을 펼치고
    - 세계 유일의 석산교도소, 석산에서 펼치는 오페라 선화공주 등...


• <거창, 상상의 블랙홀 프로젝트> 방향을 설정하여


• 거창주민들의 이름으로 공모전을 개최하고
    - 세상에는 놀랄만한 기획가, 자연주의 조경가, 감동적인 건축가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세상의 전문가들에게 우리 마을의 처지를 알리고, 도움을 청해야 합니다.

      이것은 자연을 위한 지구연대 입니다.


• 제출된 계획안들을 거창 주민들 스스로 심사하고 선정하여


• 마을의 미래를 위한 상상 프로그램을 확정하고


•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을 행정에 알리고 함께 협력해 나간다면, 
    이 시대의 문명을 마을 주민 스스로 만들어내는 일이 될 것입니다.

주민 자치의 시대입니다.
왠지 우리들을 지배하려는 것처럼 여겨지는 행정에 모든 것을 바라지 말고, 
거창의 주인인 주민들 스스로 마을과 자연을 살펴야 합니다. 
그러면 하늘이 도울 것입니다.

 

글 / 강길원(건축가)
 https://goo.gl/tDPwL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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