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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 고찰 선암사, 선암매(仙巖梅)

노마드 뷰 2018. 4. 4. 00:10

천 년 고찰 선암사, 선암매(仙巖梅)

 

순천의 조계산에는 동쪽과 서쪽에 두 개의 절이 있다.

서쪽에는 대한불교 조계종 3대 사찰 중 하나인 송광사가 있고,

동쪽에는 한국 태고종 총본산인 선암사가 있다.

 

둘 중 이번에 찾은 곳은 선암사.

선암사는 전쟁을 겪으며 대부분 소실되었지만,

옛것을 훼손하지 않고 복원해 보존한 덕에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절로 알려져 있다.

 

선암사는 화재가 많았다.

건물 통풍구에 새겨진 물 수(水)와 바다 해(海)자는 방화의 의미가 있다.

일주문 뒤편에 걸린 ‘고청량산해천사(古淸凉山海川寺)’라는 편액 역시 같은 의미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은 물로 막을 수 있으니, 그것이 화마를 다스리는 부적으로는 제격이었을 것이다.

경내에 연못이 많은 이유도 그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선암사가 속한 종파의 이미지 때문일까, 아니면 절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들 때문일까. 선

암사는 사람 사는 속사정에 이물 없이 들어와 있는 느낌이다.

지은 지 천 년이 넘었어도, 어느 선경 저편에서 느껴질 법한 아득함이 없어 평안하다.

 

매화, 지조와 절개는 사군자 중에서도 으뜸

봄이 되니 선암사에서 돋보이는 것이 있다.

매화! 봄이 되면 선암사 경내는 온통 1780년 정조때 쾌윤이 그렸다는 선암사화엄경변상도를 닮았다.

선암사화엄경변상도는 화엄경의 내용 가운데 7처9회의 설법장면을 그림으로 쉽게 표현한 후불탱화인데,

색채가 강렬하면서 선명하고, 깊다.

깊은 부분에서 어둡지만, 전체적으로 꽃처럼 화사하니, 경내 봄 정경과 다름 아니다.

 

선암사 오래된 매화나무는 모두 50그루.

경내 원통전 각황전 담장 따라 운수암으로 오르는 길에 이 오래된 나무들이 늘어서 있다.

 종정원 돌담길에 있는 이 매화들을 가리켜 선암매(仙巖梅)라고 부른다.

가장 오래된 것이 650년, 가장 젊은 것이 350년이 되었다.

3월 중순 경 만개하는데, 올해는 추웠던 날씨 탓에 늦었다.

 

봄의 시간은 바람처럼 흐른다.

시간은 매우 가볍지만, 인상적이어서 우리 마음에 지천으로 흔적을 남긴다.

화르르, 어디 꽃만 그렇게 피어날까? 온 들에 피는 것들이 그렇게 피어 흔적을 남긴다.

화려함은 붉은색과 녹색의 대비다.

선연한 선암매의 붉은 색 그리고 그 배경으로 온통 천지를 이룬 봄의 새싹.

아직 만개하진 않았다.

절정을 이뤘다면 더 후련한 봄 소식이 되었을 것이다.

 

조선 인조 때의 문신 신흠(申欽)의 시


桐千年老恒臧曲 오동나무는 천 년을 묵어도 변함없이 자기곡조를 간직하고
梅一生寒不賣香 매화는 일생을 춥게 살아도 자기 향기를 팔지 않는다.


선비가 뜰에 매화를 심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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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사진 : 루덴스 dlaudgod@g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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