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Culture /이호신의 그림편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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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신의 그림편지 5. 은행나무를 바라보며 작년(2017년) 늦가을에 찾았던 원주의 (천연기념물 제 167호)는 거대한 우주였습니다.아니 온통 세상을 황금빛으로 물들게 한 수 만개의 은행잎은 세상의 옷이었지요.그곳에서 옷을 벗어 짜면 노랑물이 줄줄 흐를 것만 같았으니. 은행나무는 전 세계에서 1종(ginkgo biloba)밖에 없으며약 3억 5천만 년 전 빙하기를 거쳐서 살아나온 나무라고 합니다.이 나무의 세월을 헤아린다는 것은 어리석음이지요.다만 전생의 일처럼 만남에 이끌리고 환영(幻影)에 젖었지요.그리고 화실에 돌아와 수없이 붓방아를 찧었습니다.하여 무딘 붓끝은 화실바닥을 온통 노랗게 물들였지요. 그 아련한 추억이 돌아오니 화실 창에 비친 마을의 은행나무입니다.매일 눈만 뜨면 바라보이는 ..
이호신의 그림편지, 네번째 - 고추밭에서 어느덧 아침저녁으로 가슬바람이 불어듭니다.지난 여름은 유례없는 폭염으로 국내는 물론 지구촌이 열병을 알았지요.이것이 인간에 의한 재앙임을 피할 수 없다고 연일 매스컴이 보도해 사람들 마음을 불편하게 하였고요.폭염으로 인한 국내 사망자가 50명에 이르고 온열 질환자수는 4300명이 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사실은 저희 텃밭에서도 실감하고 우려를 떨치지 못합니다.지속적인 폭염으로 옥수수는 알이 제대로 영글지 못했지요.담장의 모과나무는 잎이 모두 마른 채 열매를 맺지 않아 내년을 기약 할 수나 있을는지.여름장마는 흉내만 내고 달아나 계곡 물소리 아쉬웠고,기다리던 소낙비도 고작 찔끔거리다 꼬리를 감추고 말았지요.그런데 이후 태풍 ‘솔릭’과 늦장마가 한반도를..
인간의 삶은 항시 이상(理想)을 꿈꾸기에 이상향(理想鄕)을 그리지요.살아서 찾는 유토피아요, 피안(彼岸)의 세계입니다.죽어서 가는 길은 알지 못하므로 살아서 찾고자 헤매며 또 만나고 싶은 곳입니다. 여기에 푸른 학(靑鶴)이 산다는 전설의 이상향이 있으니 청학동(靑鶴洞)입니다.전국에 40여개의 동일한 지명이 있으니 우리 선조들이 얼마나 희구한 길지(吉地)인지를 짐작하고도 남지요.그 중에서도 단연 수많은 산행기를 남긴 곳이 ‘지리산 청학동’으로 회자됩니다. 지역 위치로는 ‘지리산 쌍계사 불일암 불일폭포 주변의 경관’을 지칭합니다.이 청학동이 최근에 뉴스가 되고 주목받은 일이 있었지요. 소위 불일폭포를 바라보며 즐긴 곳이라는 표석이 발견(2018.4.15.)되었으니 ‘翫瀑臺’(완폭대)입니다.석각바위..
생명과 평화의 길, 지리산 둘레길 ▶ 지리산 하동 악양 동천, 이호신 작, 69×275cm 길은 소통의 공간이자 ,공간의 연속입니다.길은 또한 생을 이어주던 삶의 공간입니다.우리는 이 길을 통해 새로운 역사를 쓰려 합니다. 지난 2017년 여름에 발간한 『지리산 둘레길』 공식 가이드북에 쓴 도법스님의 글을 다시 봅니다.어느덧 십년이 넘었기로 ‘지리산둘레길 10주년’ 행사가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습니다.국내에서 첫 둘레길을 낸 기록과 역사가 강물이 되어 흐릅니다. 이 시절인연은 저의 귀촌과 맞물려 전시(경남도립미술관 초대전 2018.3.15.~5.16) 가 열렸고『지리산둘레길 그림편지』 (산지니)도 출간 되었지요.지리산둘레길의 큰 머슴(상임이사)인 이상윤 씨와 공저로 나왔습니다.저는 ‘그린이의 ..
나는야 흙에 살리라 사람은 누구나 은연중에 제 꿈의 노래를 부르고 희망가를 흥얼거리나 봅니다.거의 음치 수준인 나에게도 소위 18번 유행가가 있으니송창식의 ‘피리 부는 사나이’와 홍세민의 ‘흙에 살리라’입니다. ‘피리 부는 사나이’ 가사 중 “~모진 비바람을 맞아도 /거센 눈보라가 닥쳐도 / 은빛 피리하나 물고서 언제나 웃고 다닌다”에 매료되어 “은빛 피리하나 물고서”를 번안해 “오직 화필하나 들고서”로 부릅니다.한 평생 방랑의 붓길로 살아 온 자조(自嘲)와 자부(自負)의 바람으로. ‘흙에 살리라’에서는 “~ 물레방아 돌고 도는 내 고향 정든 땅 ~ 왜 남들은 고향을 버릴까 / 고향을 버릴까 / 나는야 흙에 살리라 / 내 사랑 순이와 손을 맞잡고 / 흙에 살리라 ” 에귀촌 10년째인 오늘이 반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