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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 뷰
고마운 일이다. 누구의 손길로 이 아름다운 풍경을 맞을 수 있었단 말인가. 사람이 떠나면 풍경도 변한다. 비 갠 후 복사꽃 흐드러진 이 길이 왜이리 정겹고 눈물 겨운지... 사진.글 이종헌 ▲노마드 뷰 ▲노마드 뷰 ▲노마드 뷰 ▲노마드 뷰 ▲노마드 뷰 ▲노마드 뷰 ▲노마드 뷰
강 산 바다 모두를 품고 있는 땅, 하동은 수려한 곳이다. 장엄한 지리산 기슭을 돌아 광양만으로 흘러드는 섬진강변에 봄꽃이 지천으로 피어나면 화개골은 전국에서 몰려든 관광객들로 붐빈다. 올해 하동의 꽃소식이 요란하다. 봄꽃이라 불리는 온갖 것들이 일제히 꽃망울을 터트려 온 산과 들을 한꺼번에 부풀려 놓았다. 유난히 추웠던 지난 겨울 탓에 매화와 동백 산수유는 늦었고 개나리 진달래 목련 배꽃 앵두꽃 벚꽃들은 이상고온으로 며칠새 다 피어 버렸다. 두 계곡 사이에 낀 쌍계사와 화개골은 질 꽃 필 꽃 없이 서로 뒤섞여 그야말로 꽃대궐... 사진.글 이종헌(사진가) ▲쌍계사 가는 길 ⓒ노마드 뷰 ▲화개골, 빨간 원피스를 입은 여인이 하얀 벚꽃 아래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노마드 뷰 ▲섬진강변 ⓒ노마드 뷰 ..
산청 남사 오매(五梅) 산청군 단성면 남사 마을은 매화향으로 가득차 있었다. 집집마다 봄꽃이 화사했고 마당에는 꽃잎들이 눈처럼 쌓였다. 이따금 바람이 불어 꽃잎들은 우수수 날리는데 소리 한 점 없다. 이른 아침, 은은한 매향과 그 고느적함을 더해 남사 예담촌은 스스로 고풍스런 멋을 완성해 내고 있었다. 남사 예담촌은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제1호다. 사진.글 이종헌(사진가} ▲남호정사의 매화나무(이씨매), 수령 150년의 백매. ⓒ 노마드 뷰 ▲정씨 고가의 선명당 홍매(정씨매), 수령100년의 홍매. ⓒ 노마드 뷰 ▲하씨고가의 매화나무(원정매), 수령 670년이 넘었다. 진양 하씨 집안의 사직공파 하즙이 심은 것으로 그의 시호가 원정이다. 단속사지 정당매, 산천재 남명매와 더불어 산청3매..
천 년 고찰 선암사, 선암매(仙巖梅) 순천의 조계산에는 동쪽과 서쪽에 두 개의 절이 있다.서쪽에는 대한불교 조계종 3대 사찰 중 하나인 송광사가 있고,동쪽에는 한국 태고종 총본산인 선암사가 있다. 둘 중 이번에 찾은 곳은 선암사.선암사는 전쟁을 겪으며 대부분 소실되었지만,옛것을 훼손하지 않고 복원해 보존한 덕에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절로 알려져 있다. 선암사는 화재가 많았다.건물 통풍구에 새겨진 물 수(水)와 바다 해(海)자는 방화의 의미가 있다.일주문 뒤편에 걸린 ‘고청량산해천사(古淸凉山海川寺)’라는 편액 역시 같은 의미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불은 물로 막을 수 있으니, 그것이 화마를 다스리는 부적으로는 제격이었을 것이다.경내에 연못이 많은 이유도 그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선암사가 속한 종파..
가장 먼저 오는 봄소식, 금둔사 납월매(臘月梅) 순천시 낙안면의 금둔사.작은 사찰이지만, 이곳이 유명한 이유는 내륙에서 가장 먼저 핀다는 매화가 있기 때문이다.음력으로 섣달에 꽃을 피운다고 하여 납월매(臘月梅)라고 한다. 금둔사에는 납월매와 더불어 보물로 지정된 삼층석탑과 석조불비상이 있다.경내에 있는 납월매는 모두 여섯 그루.종자를 가져온 낙안읍성의 납월매는 모두 사라졌으니, 이 납월매는 오직 금둔사에만 존재하는 셈이다. 납월매는 겹꽃 홍매다. 금둔사 매화를 본 후 신라 때 시인 최광유(崔匡裕)가 지은 시. 練艶霜輝照四隣(련염상휘조사린) 찬 서리 고운 자태 사방을 비춰 庭隅獨占臘天春(정우독점랍천춘) 뜰 가 앞선 봄을 섣달에 차지했네 繁枝半落殘粧淺(번지반락잔장천) 바쁜 가지 엷게 꾸며 반절이나 숙..
매화는 한평생 추위에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 문득, 화엄골 홍매를 찾아 나섰다. 2017년 3월 20일 화엄사 초입의 홍매, 공식 상영에 앞서 살짝 보여주는 예고편인 듯... 곧 만나게 될 '국보급 홍매'의 자태가 더욱 궁금해진다. 이른 아침 화엄사 만월당 앞 백매, 범종 소리에 옥빛 잎새 하나가 소리없이 졌다. 옆을 지나 위로 오르면 각황전이다. 300년 전 숙종 때 계파선사는 각황전 중건을 기념해 이 자리에 홍매를 심었다. 다른 홍매화보다 꽃 색깔이 검붉어서 흑매로도 불린다. 아직 덜 피었다. 매화 나무는 잎보다 먼저 꽃을 피운다. 마른 가지에서 나온 그 여린 것들은 너무 순결해 애잔하다. 그러나 무리를 이루면 더없이 천진하고 발랄하다. 고풍스럽게 휜 나무등걸에 붉은 꽃이 이슬처럼 걸려있다. 혹독한 ..
설 연휴 마지막 날(1월 30일 월요일) 덕유산 눈꽃을 보기 위해 무턱대고 무주리조트로 향했다. 오전 11시 쯤 도착하니 몰려온 차들로 인해 맨 밑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거의 20분을 걸어서 곤도라 매표소까지 올라야 했다. 전날 내린 눈으로 정상 부분은 눈으로 하얗게 덮혀 있었고 하늘은 맑고 푸르렀다. 곧 눈 앞에 펼쳐질 눈부신 눈꽃 세상을 상상하며 매표소에 들어선 순간 안내방송이 흘러 나왔다. "주말과 공휴일 사전 예약제 실시로 당일 관광 곤도라 승차권은 매진입니다.~" 어허, 이런 낭패가! 10월~익년 2월 주말(휴일 포함)은 전면 사전예약제 란다. 같이 간 아내와 두 아들 녀석들의 따가운 눈총을 의식하며 멋적게 발길을 돌렸다. 다음 날, 무주리조트 홈페이지 오른쪽 하단에 있는 실시간 날씨를 체크해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