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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길원의 .1 우도에 고기잡이 배가 두 척 뿐이라고? 어제 늦은 밤까지 기분좋게 통일술을 마시고 헤어지며, 다음날 일찍이 천진항 선착장에서 보기로 하였다. 새벽에 겨우 일어나 찾은 선창에는 배 두 척이 그물을 털고 있었고, 몇몇이 팔장을 끼거나 뒷짐을 진 채, 그물 주변에 둘러 서 있었다. 우도에 살면서 고깃배 그물 터는 작업을 보는 것은 처음이다.양쪽에 선 두 어부의 손에 끌려 올라오는 녹색 그물에 모든 이의 눈이 집중되고, 분주한 와중에 몇 마디씩 던지는 농들이 숙달된 어부의 일터에 끼어들었다. 해는 이미 떠올랐고, 수면 위로 반짝이는 빛들! 그 생생한 아침만큼 살아 펄떡이는 고기는 보이지 않고, 객주리 몇 마리와 소라 몇 개가 바닥에 던져졌다.그리고 처음보는 이상한 고기 한 마리. 돈치, 일명 달고..
목포의 눈물 - ‘삼백년 원한 품은‘이 ‘삼백연 원한 풍은’이 된 사연 사공의 뱃노래 가물거리면/ 삼학도 파도 깊이 스며드는데/부두의 새악시 아롱 젖은 옷자락/ 이별의 눈물이냐, 목포의 설움/ 이난영은 1916년 목포 육전거리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다. 목화공장에서 일하던 그녀는 열여섯 살에 ‘태양극단’의 목포 공연 때 막간 가수로 처음 무대에 섰다. 그 후 그의 재능을 알아 본 손목인이 작곡하고, 문일석이 가사를 쓴 이 1935년에 발표된다. 목포의 애국가는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이다. 90년대 까지 호남을 연고로 하는 프로야구팀 해태 타이거즈가 승리를 거둘 때마다 팬들이 목 놓아 합창한 노래가 ‘목포의 눈물’이었다. 그러나 이 노래는 단지 응원가만이 아니었다. 한(恨)과 설움으로 살아온 이 땅의 사람..
고마운 일이다. 누구의 손길로 이 아름다운 풍경을 맞을 수 있었단 말인가. 사람이 떠나면 풍경도 변한다. 비 갠 후 복사꽃 흐드러진 이 길이 왜이리 정겹고 눈물 겨운지... 사진.글 이종헌 ▲노마드 뷰 ▲노마드 뷰 ▲노마드 뷰 ▲노마드 뷰 ▲노마드 뷰 ▲노마드 뷰 ▲노마드 뷰
지리산 화가 이호신 화백 ‘이호신 화백의 화신(花信)’ 사람들은 봄날 꽃소식을 ‘화신’(花信)이라 부른다. 시간은 흘러도 마음은 그대로 남아있다. 봄을 연모하는 마음일 것이다. 잊혀 진 줄 알았는데 이맘 때 쯤 이면 그 기억들이 다시 떠오른다. 남사마을을 향하는 길 위에서 작년의 기억들이 되살아난다. 남사마을의 ‘오매불망’(?)을 하나하나 설명해 주던 동양화가 이호신 화백과 작년과 다름없이 봄꽃 약속을 했다. ‘산다는 것은 꽃소식을 듣는 일이요, 피어나는 꽃들은 모두 세상을 향한 그리움의 손짓’이라고 했다. “향문천리(香聞千里)라고 매향은 천리까지 퍼진다고 했어요, 그런데 그 향기를 코로 맡지 않고 귀로 듣는다고 표현했지요. 옛사람들의 매화에 대한 사랑을 짐작할 수 있지요.” 의 첫 인터뷰이로 지리산자락..
강 산 바다 모두를 품고 있는 땅, 하동은 수려한 곳이다. 장엄한 지리산 기슭을 돌아 광양만으로 흘러드는 섬진강변에 봄꽃이 지천으로 피어나면 화개골은 전국에서 몰려든 관광객들로 붐빈다. 올해 하동의 꽃소식이 요란하다. 봄꽃이라 불리는 온갖 것들이 일제히 꽃망울을 터트려 온 산과 들을 한꺼번에 부풀려 놓았다. 유난히 추웠던 지난 겨울 탓에 매화와 동백 산수유는 늦었고 개나리 진달래 목련 배꽃 앵두꽃 벚꽃들은 이상고온으로 며칠새 다 피어 버렸다. 두 계곡 사이에 낀 쌍계사와 화개골은 질 꽃 필 꽃 없이 서로 뒤섞여 그야말로 꽃대궐... 사진.글 이종헌(사진가) ▲쌍계사 가는 길 ⓒ노마드 뷰 ▲화개골, 빨간 원피스를 입은 여인이 하얀 벚꽃 아래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노마드 뷰 ▲섬진강변 ⓒ노마드 뷰 ..